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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은 식량자급률로는 국가의 미래가 없다

작성자 식품공학부 작성일 2013/05/21 조회수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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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소속 : 경북대학교 과학기술대학 정밀기계공학과
작성자 : 김진현 교수

- 낮은 식량자급률로는 국가의 미래가 없다 -

우리는 매일 하루 3번은 먹어야 한다. 그런데 가족이 4명이라면 3명은 수입한 식량을 먹는다. 수입한 식량의 질까지 고려하면 더욱 복잡해지므로 양적인 부분만 고려해보자. 2010년 식량수입이 26조원에 달했다. 식량자급률 또한 26%로 떨어진지가 오래되었다. 좀처럼 자급률이 향상될 기미가 없어 보인다. 경제를 담당하는 관료들은 식량의 중요성에 대해 경제 논리로만 접근하려 한다. 즉, “돈이 있으면 식량은 얼마든지 있다”는 논리이다. 아니면 식량자급률 향상이 매우 힘든 과제이므로 애써 외면하려는 경향도 있을 것이다. 그것도 아니면 눈에 보이는 성과에 우선순위가 밀려서 그럴 가능성도 높다.

이명박 정부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녹색성장에 큰 비중을 두고 정책을 수립하고 실천하기 위해 많이 노력을 하였다. 그러나 낮은 식량자급률에 대해서는 단 한번 언론에서 기사화 된 적이 있다. 2011년 4월 7일 서울 양재동 농협하나로 클럽에서 열린 국민경제대책회의에서 “곡물자급률을 50%까지 높일 필요가 있다”라고 하고 “곡물 메이저의 영향력이 적은 해외 농장에서 2015년 까지 400만톤을 확보하겠다”고 하였다(중앙경제 2011.4.8).

안타깝게도 그 후 식량자급률에 대한 실천적인 내용의 기사는 본 적이 없다. 식량자급률을 50% 향상시키려고 목표를 설정하고 언급한 것은 매우 긍정적이다. (필자가 지금까지 식량자급률에 대해 고민하고 언급한 대통령은 기억나지 않으니 말이다) 그렇지만 솔직히 목표달성의 현실성에는 의문을 가진다. 정확하게 말하면 말 찬리라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식량자급률 1%를 올리는데 소요되는 비용, 시간과 노력이 엄청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1년에 1%씩 올리고, 남은 임기 중에 2%를 목표로 했다면 믿었을 지도 모른다. 늘 팍팍한 예산에서 농업부분만 투자를 높이는데 대한 정부의 부담도 예상된다. 50% 식량자급률이라면 현재보다 식량을 2배 늘리는 일이다. 즉, 다르게 표현하면 다른 요소들을 고정할 때, 재배면적이 2배 늘어나야 한다는 셈이다.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여기서 일본의 경우를 한번보자. 일본을 보는 것은 우리나라의 미래와 거의 유사하기 때문이다. 일본도 농업은 “고생만 하고 돈 못 버는 직종, 노인들만 일하는 직종”으로 천대받고 있는 것은 우리와 같다. 일본의 식량자급률이 선진국 중에 가장 낮은 것으로 37% 정도인데도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와세다대 교수 등의 학자들은 “식량 위기가 국가안전보장의 근간”이라고 지적을 한다. 일본은 우리보다 1.5배나 높은 자급률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부 경제재정자문회의는 향후 10년간 일본 사회를 이끌 새로운 성장축으로 농업과 관광산업을 꼽았다. 뿐만 아니라 식량자급률 41%의 목표치를 설정하고 엄청난 노력을 하고 있다. 우리가 일본 식량자급률 향상 부분에 대해 좀 더 면밀하게 분석해 볼 필요가 있다. 일본은 집권 정당이 누구든, 총리가 누구든 간에 변하지 않는 정책이 식량위기 대비, 에너지위기 대비, 기술자급 향상이다.
일본이 이와 같이 미래에 자국민을 보호할 식량정책을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지속적으로 전환시키려는 노력이 융합적(Conversion)으로 설계되고 있는 것 중에 한 가지가 농업을 6차 산업으로 설정하고자 하는 부분이다. 6차 산업이란 즉, 1차 산업, 2차 산업, 3차 산업을 모두 포함하는 산업을 의미한다. 이것은 농업을 모든 산업에서 가장 우선함으로써 생명산업, 유전자 산업, 의료산업, 유통산업까지 확대하여 국가의 기초를 다지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다시 앞으로 돌아가서 “곡물 메이저의 영향력이 적은 해외 농장에서 2015년 까지 400만톤을 확보하겠다”고 하는 부분을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세계적으로 80%의 곡물을 5대 곡물 메이저에서 장악하고 있으며(RDA Interrobang 23호) 곡물가격 또한 그들의 손에 달려있다. 그러나 그들도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기후는 농산물 생산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하게 되고 자국민이나 힘의 논리에 의해 수출할 농산물이 줄어들거나, 높은 가격으로 거래되는 것을 우리는 이미 경험한 바 있다. 결국 국가의 식량 환경이 나쁘면 고비용 저효율 즉, 저급의 농산물이라도 비싸게 들여올 수밖에 없는 현실에 놓이게 된다. 돈이 많거나 자급률이 높은 나라는 우리보다 나은 조건에서 좋은 농산물을 수입할 것이다. 곡물 메이저의 영향력이 적은 해외 농장이라도 그 국가의 식량 환경 정책에 따라 얼마든지 변동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매년 증가되는 지구온난화의 영향으로 해외 농장도 예측이 쉽지 않다.  식량자급률이 낮으면 마치 인간과 가축이 식량을 사이에 두고 경쟁하듯 비춰지고, 인간과 자동차(바이오 에너지 생산)가 또한 간접적으로 경쟁 대상이 되기도 한다. 유류가격이 폭등하여 바이오 디젤의 생산을 늘리면 곡물가가 상승하는 원리와 유사하다.

아시다시피 우리나라는 남북으로 대치된 안보 불안 국가, 에너지 97% 수입국가, 식량 불안정 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중에 어느 것도 중요하지 않은 것이 없다.   이제는 불안 요소들은 조금씩이라도 줄여나가야 한다.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식량자급률을 최소한 50%로 올려야 한다. 식량자급률을 높이려면 우선 국가의 지도자가 인식을 가져야 한다. 그리고 국민을 지속적으로 홍보하고 설득해야 한다. 한두 가지의 처방으로 쉽게 자급률이 향상되기는 어렵다. 복합적이고 지속적인 투자와 노력이 있어야만 가능하다. 지금 이 시간에도 식량자급률 향상을 위한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아쉬운 것은 이 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만의 걱정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 지금부터 노력해도 수 십 년이 걸릴 수도 있다. 걱정스러운 것은 많은 노력과 비용, 시간을 필요로 하는 자급률 향상 정책이 단기간의 성과에 치중하는 우리나라의 환경적인 요인으로 밀릴 가능성이 높다. 아마 대부분 지도자들이 피하고 싶은 정책, 선택하기 싫은 정책이 될 것이란 생각이 든다.

그것은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지속해 온 방향이 그러했기 때문이고, 그 관성력을 쉽게 줄이기도 어려워 앞으로도 당분간 그러할 것이란 지레 짐작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설익은 정책을 단기간에 완성시키려다 실수를 하는 일이 비일비재 했다.

이제는 기본에 충실한 정책이 나오고 실현되어야 한다. 적어도 식량자급률 만은 예외적으로 장기적 관점에서 바라봐 주기를 바란다. 식량은 단기성과로 결정나지 않는 특수한 산업이기 때문이다. 비록 비용이 적더라도,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지속적인 홍보를 통하여 정부가 국민들을 설득하는 모습을 기대한다. 그런 정부는 매년 0.5%씩 목표를 정하고 10년 후에는 5%가 향상되어 식량자급률 30%를 달성할 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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